[펍] MBC 베스트 셀러극장에 나온거라네요 옆방남자와 옆방여자 Part II 내 이야기

그남자:
돈을돌려 줄려고 문을 두드려도 기척이 없다. 몇 번을 두드리자 “나중에 갚으라 잖아요”하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쏘아댄다. 매서운 여자다.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 받기로 하고 고맙다고 세 번쯤 인사하고 왔다. 아! 이제는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그여자
오늘은 옆방 남자가 헐떡대며 들어와 "어거 드시고 나가세요" 하며 봉지를 하나 준다. "뭐예요" "크림빵하고 우유요....고마워서요" 빙긋이 웃으며 지 방으로 들어간다. 방에 들어와 빵을 먹는데 내가 남한테 고맙단 소릴 언제 들어봤더라
하는 생각이 든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이도 나랑 비슷하고 빙긋이 웃는 모습이 착한 놈인 것 같다.
그남자
한달 방세가 해결되니까 날아갈 것 같다. 게다가 오늘 새벽에는 건물철거하는 조에 끼어 일당 사만원을 받았다. 10일간 철거한다고 매일 나오라고 한다. 다 여자 덕분인 것 같다. 들어오는 길에 빵을 샀다. 우유도 한병사고 ... 술집에 나가기는 하지만 마음씨는 고운여자 같다.
그여자
옆방 남자가 요즘은 얼굴이 밝다. 뭐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좋겠다. 어제 먹은 술이 아직도 속을 뒤집는다. 며칠새 별스럽게 심해졌다. "눈치없는 년 술 좀 적게 먹고 2차나 뛰어" 오늘도 퇴근하는데 마담이 하는 소리가 뒤통수를 때린다.
그남자
어제 새벽에는 옆방 여자가 아픈지 끙끙 소리를 내며 앓았다. 가볼까 하다가 또 매서운 소리 들을까 싶어 벽에 귀를 대고 걱정만 했다. 새벽에 나갈때 들려봐야 겠다.
그 여자
속이 쓰리고 아프다. 며칠째 속을 뒤집더니 위경련이라도 났나. 아침에 병원에 들려야 겠다.
그남자
새벽에 나가면서 들리려다 그냥 왔다. 괜히 쏘이면 나만 서럽지 뭐 하며 근데 괜시리 걱정이 된다. 끝나고 갈 때 과일이라도 좀 사다 줘야겠다.
그여자
병원은 별로 올 일도 없지만 오면 정말 찜찜하다. 의료보험도 없고 있는거라고는 보건증밖에 없고 의사넘들은 딱 보면
내가 뭐하는 여잔지 꿰뚫어 보는 것도 같고 접수를 하고 한 이십분을 앉아 있으니까 들어가랜다. 내과 전문의 * * * 박사. 대머리 벗그진 폼이 우리 가게에 오는 그 변태놈 같기도 하고 옛날 소장같기도 하다. 느끼한 넘 어디가 아프냐고, 어떻게 아프냐, 언제부터냐, 다른데는 안아프냐, '야~!! 이 18탱아 그거 다알면 내가 의사하지 술집 나가겠냐' 언제 시간 나면 병원와서 검진 한번 받으라는 말투가 언제 야외로 놀러갈까?하던 소장놈하고 똑같다. 개 쉐이들 어디 가서 사우나나 하고 가야겠다.
그 남자
과일을 사서 언덕을 올라오는데 그 여자가 앞에 가고 있다. "괜찮아요? 어제 많이 아픈 것 같든데" 빙긋이 웃기만 한다.
얼굴에 화장을 안 했는데 참 뽀얗다. 언제처럼 검은머리가 반짝반짝 한다. 착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나니까 이뻐보인다. 진짜로 이쁜것 같다.
그 여자
집으로 오는 길목에서 옆방남자를 만났다. 방세 사건 이후로 이 남자가 참 친절하고 곰살지게 군다. 귀여운 넘이다. 근데 내가 기대했던 아양이나 비굴은 아닌 것 같다. "돈 언제 줄꺼예요" 괜히 한번 쏘본다. "요즘 10일짜리 일 나가요 끝나면 드릴께요 이자까지요..." 생글거리며 말하는 폼이 막일하는 넘같지는 않다.
그 남자
"속 아프시면 제가 죽끓여 드릴까요? 저 음식 잘해요" 엄청 무서운 눈이다. 말도 않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는다. 내가 뭐랬다고. . . . 먹지말면 되쟎어 씨펄.... 과일 괜히 샀네.
그여자
눈치가 없는건지 머리가 나쁜건지 “너 어제 또 술쳐먹었지. 내가 죽주까" 한다 가이새끼. 니나 처먹어
그남자
저녁 대신 과일을 먹었다. 속이 시리다. 화장실 세번째다. 돈을 달라고. . . . 야야야~~!! 준다 줘!! 누가 떼어먹냐 씨앙
또옹 누는데도 그여자 까만 머리에서 반짝거리던 햇살과 뽀얀 얼굴이 생각났다.
그여자
오늘 간만에 변태가 왔다. 오자마자 날 찾는 모양이다. 저 새끼 마누라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양주 두병까고 혀 말리는 소리로 노래도 한시간 불렀다. 혼자와서 저렇게 잘 노는 놈은 한강 이남에서 저놈밖에 없을꺼다. 게다가 오늘은 정말 2:1 2차 가자며 지랄을 떤다. 계산하자니까 현금카드밖에 없다고 시계, 반지, 핸드폰 다 꺼내 놓는다. 애라 이 빙신.
팁 한푼 못 건지고 나왔다. 마담까지 성질을 낸다. (이년아 제가 내 서방이냐 왜 나한테 지랄이야)
그 남자
철거가 다 끝났다. 근데 십장이 어디 다른데 일자리 났냐고 묻는다. 없다니까 다음주부터 자기 조수로 다니자고 한다. 일당이 아니고 월급으로 줄테니까 새벽에 인력 시장가서 일꾼들 끌고 어디 공사 현장에 가서 소장 지시대로 일시키란다. 월급이 백이십이란다. 월급이 . . . . 날아갈 것 같았다. 버스타고 돌아오는 길 내내 옆방 여자의 뽀얀 얼굴과 까만 머리카락이 떠올랐다. 오늘 돈 갚으면서 고맙다고 밥 사준다고 해봐야겠다.
그 여자
아침까지 속쓰려 뒹굴고 있는데 옆방 남자가 와서 돈을 준다. 고맙다며 밥을 사고 싶단다. 때려 죽여 버릴려다 참았다.
이 새끼야 나도 저녁 먹을 수 있어 저녁 시간 낼 수 있다고. 18 xx
그 남자
죽을 뻔했다. 저녁에는 바쁘시니까 점심 먹으러 갈래요 난 그소리 밖에 안했는데 그 여자는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혼자 가서 배터지게 먹어요"란다. 뭘 먹는 걸 되게 싫어하나 보다. 첨 봤다. 먹는거에 저렇게 신경질내는 여자 다음부터는 먹자는 소린 말아야겠다.
그 여자
속이 성하겄냐 . 어이그 춘향이 났다. 춘향이 났어~!! 미친년아" "언니 나 먼저 좀 들어가면 안될까?" "가긴 어딜가 오늘 안그래도 5번, 8번 둘다 안나왔는데 술 쳐먹지 말고 딴 얘들처럼 아양떨다 2차나 가~~!!" (저 년 아버지는 이차 가서 저년을 낳았나 보다.) 내일은 정말로 병원에 가야겠다.
그 여자
이 산꼭대기동네에 온지도 벌써 8개월이 됐다. 술집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지만 일자리가 없다. 마담한테서는 한달이 된 아직까지 다시 나오라고 전화가 온다. 어떡할까. 걱정이다. 돈도 없는데 하지만 다시 나갈 수는 없다.
그 남자
옆방 여자는 요즘 매일 집에 있는다. 얼굴이 파리해졌다. 이제는 예전처럼 쏘아대지도 않고 말도 곧잘 건넨다. 요즘은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다.
그 여자
방세가 없다. 통장에서 백만원 찾아 마담한테 빚진거 갚고 병원비 몇 번내고 나니까 이제는 달랑달랑한다. 주인놈이 방세 재촉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걱정이다. 옆방 남자는 요즘 매일 출퇴근을 한다. 일자리가 생겼나 보다. 부럽다. 가끔씩 먹거리를 사다주고는 빙긋이 웃는 모습이 참 환해 보이고 귀엽다.
그 남자
주인놈이 올라와 한바탕 난리를 쳤다. 방세내라고... 예전같지 않게 그녀는 듣고만 있었다. 주인놈이 내려가고 조금씩 그녀의 어깨가 들썩거리더니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우나보다. 속이 아팠다. 주인놈 면상을 한대 갈겨주고 싶었다. 쌍놈의 시끼
그 여자
병원에 가야되는 날이다. 근데 돈이 없다. 이제 아픈 것에 대한 감각이 없다. 방에 누워 천정 벽지의 꽃무늬를 헤아려 본다. 눈물이 난다. 병원엘 꼭 가야하는지. . . .
그 남자
현장 소장놈이 월급에서 20%를 떼고 월급봉투를 준다. 20%는 지하고 십장하고 5:5로 먹는 소개비란다. 개 쉐이들 그래도 월급이라고 받아본게 몇 달만인지 돌아오는 길에 머리속이 복잡했다.
그 여자
옆방 남자가 방세 내라며 돈을 준다. “그러면서 어디 아프세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요” 한다. 왈칵 눈물이 쏟아 질 뻔했다. 내일은 쉰다면서 놀러를 가잰다. " 우리도 아래 동네 사람처럼 하루 살아볼래요?" 그 남자의 눈은 어린 송아지의 눈처럼 슬프다. 고맙다는 말도 괜찮다는 말도 않고 그냥 받았다. 근데도 그의 눈은 내 속을 알고 있는 듯하다. 가끔은 입으로 하는 말보다 눈으로 하는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을 수도 있구나....
그 남자
영화를 봤다. 무슨 병인가에 걸린 남편이 아내를 위해 편지를 계속 부치는 영화였다. 난 사실 영화를 보면 거의 잔다. 한참을 자다가 옆을 보니까 그녀는 눈물이 그렁한 눈동자로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흘리는 눈물보다 더 슬픈 모습이었다. 손을 꼭 잡아줬다. 가만히 고개를 돌리는 그녀를 보는 순간 뭔가가 가슴에 들어와 콱 박혔다.
그 여자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공원에도 극장에도 거리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모두들 기분 좋은 얼굴들이다. 그 남자는 극장에서 내 손을 꼭 잡았다. 언젠지도 모를 어릴때 어린이 날이라고 내 손을 잡고 대공원으로 데리고 가셨던 아버지의 손같이 편안했다. 하루를 같이 다녔는데도 아주 오래전 부터 알았던 것처럼 편안했다.
그 남자
그녀는 큰 소리로 웃지 않는다. 빙긋이 미소만 짓는다.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그녀가 내게 고맙다고 했다. 내가 편하다고, 진작에 친했으면 좋았을 텐데 한다. 지금부터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안했다. 그녀도 알고 있을 테니까
그 여자
좋은 사람이다. 오랜만에 술집 아가씨가 아닌 그냥 아가씨로 거리에 나섰다는게 좋았다. 내가 전에 하던 일을 알텐데 날 좋아해 줄까? 아파서 병원에 다니면서 맘이 약해진건지 착해진건지 옆에 누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남자
그녀를 업고 병원에 왔다. 밤새 끙끙대더니 새벽에 내 방문을 열고서는 땀에 절은 얼굴로 쓰러졌다. 한참이나 걸어 올라오던 언덕을 나는듯이 내달렸다. 괜찮을 거라고 속으로 주문처럼 외면서 ... 안경쓴 대머리 의사는 아홉시가 넘어서 왔다. 간호사들이 링거를 꼿고 응급실 복도로 침대를 끌고 왔다. 자리가 없으니 여기서 기다리란다. 보호자를 찾는다. 내가 그녀의 보호자가 됐다. 만성 위염인데 심각한 상태라서 입원을 하란다. 한달 이상 약물치료를 해야 한단다. 그녀는 계속 퇴원한다고 고집이다.
그 여자
눈물이 났다. 고마워서... 그 남자는 "가만히 좀 있어요."하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고는 "입원시켜 주세요" 하며 수속창구로 간호사와 함께 갔다 왔다. "다음에 나 아프면 업고와 줄꺼죠? 밥 좀 많이 먹어요. 몸이 솜뭉치 같았어요" "나 지금 출근해야 하니까 이따 저녁에 올게요"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의 등이 넓어 보였다.
그 남자
받은 월급으로 그녀의 병원비를 냈다. 아깝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정말로 그녀의 보호자가 된 기분이다. 병원비가 만만찮을 것 같아서 걱정은 되지만 잘 될 것 같다. 소장에게 돈이 좀 필요하다고 했더니 좀 더 받을 수 있는 일을 맡기겠다고 며칠만 기다리라 한다.
그여자
저녁때 온다고 한 그의 말을 곱씹는다.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됐다.
그 남자
병원에 누워있는 그녀와 많은 얘길 했다. 그녀는 거의 내 얘기를 듣기만 하고 난 계속 떠들어 댄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해본 적도 없는 것같다.
그 여자
그 남자는 내 옆에 앉아 내가 잠들 때까지 쉴새없이 자기 얘길한다. 옛날 다니던 회사, 사람들 지금하는 일, 나는 아무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도 묻지 않고. . . .
그 남자
오늘 소장이 새로운 일을 맡겼다. 구청, 동사무소에 가서 적어주는 사람들 등본을 다 떼어오란다. 한 4~5 백명쯤 되니까 2주일 동안 그것만하고 바로 퇴근하란다. 식은 죽 먹기다. 게다가 그녀에게 더 빨리 갈 수 있어서 너무 잘됐다. 그녀도 좋아한다
그 여자
이제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사람을 기다린다. 며칠째 동사무소로 출근한다고 양복을 입고 나갔다. 양복 입은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넥타이를 골라주고 매어주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혼자서 웃는 날 보고 간호사가 다가와서는 "아저씨가 참 다정하세요. 좋으시겠어요"한다. 부부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얼굴만 발개졌다.
그 남자
이제 며칠 후면 그녀가 퇴원을 한다. 의사가 생각보다 경과가 좋다며 집에서 통원 치료를 해도 된단다. 보호자란에 이름을 쓰고 관계를 적어달라길래 남편이라고 적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등본을 다 떼다 줬다. 소장이 수고했다며 돈을 준다. 월급날도 아닌데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준다. "수고했어" 며칠 뒤에 철거 한껀 끝나면 더 준다고 한다. 병원비가 마련됐다. 모든게 다 잘되어 간다.
그 여자
내일이면 퇴원이다. 닭장같은 집이지만 집에 간다니까 날아갈 것 같다. 그 사람이 내일은 바빠서 못 온다고 병원비는 다 계산했으니까 혼자 가 있어라 한다. 일 끝내고 일찍 가겠다고 데이트 한번 변변하게 못했지만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애인이 되어 있었다.
그 남자
소장이 일꾼들을 데려왔다. 노가다꾼이 아닌 것 같다. 몸에 문신한 놈이 거의다. 뭘 하려고 이런 놈들을 불렀을까? "오늘 미적거리지 말고 한번에 밀어 잘 안되서 신문나고 뭐하고 하면 골치아퍼" 건물 철거가 아닌가 보다. 아무려면 어떠냐 끝나고 보너스까지 준다니... 그녀가 퇴원해 있을 테니까 일찍 끝내고 나와서 외식하자 그래야 겠다.
그 여자
오전에 마지막 검진을 받고 병원을 나왔다. 햇살이 눈부시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그가 있었으면 했지만 집에가서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밥을 해둘까? 반찬은 뭘하지? 내가 밥이며 반찬이며 만들어 본적이 있나? 그래도 정성이니까 먹어는 주겠지? 시장에 들려서 장을 봐서 가야겠다.
그 남자
대절한 관광 버스에 다 타라고 한다. 소장이 안가니까 내가 현장 책임자란다. 버스에 오르려는데 소장이 두둑한 하얀 봉투를 준다. 현장 책임자란에 내 이름을 적고 일이 끝나면 회사로 오지말고 바로 퇴근하란다. 좋긴한데 소장의 표정이 어쩐지 야비해 보인다. 찜찜하다. 깡패 시끼들의 인솔자가 된 것도 그렇고
그 여자
시장은 다 봐다났고 이따가 저녁때쯤 반찬 만들고 밥도 지으면 된다. 그가 주고간 키로 그의 방에 들어갔다.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앉은뱅이 책상 위에 그가 쓰놓은 편지가 있다. " 난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당신이 아플 때, 힘겨울 때, 울 때, 웃을 때, 밥을 먹을 때 잠을 잘 때, 잠을 안잘 때 나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내가 당신에게 방세를 빌렸을 때부터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내가 당신이 좋은 사람인 걸 그때 처음 알았죠.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내가 아파서 끙끙 앓다가 눈을 뜨면 곁에 있는 당신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눈물이 그 편지 위에 점점이 퍼진다.
그 남자
버스에서 내린 곳은 우리 동네 언덕 밑이었다. 몇 달전부터 재개발이내 뭐내 하며 동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깡패들에게 떠밀리다 시피해서 동네에 올라섰다. 말할 틈도 없이 뭉둥이, 야구방망이, 각목으로 무장한 깡패들은 입구의 집들부터 작살을 낸다. 아줌마들을 밀치고 창문을 부수고 부엌살림을 엎었다. 동네 사람들이 몰려나오고 싸움이 났다. 순식간에 그 여자 갑자기 밖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나더니 창문 깨지는 소리 악쓰는 소리, 아이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 뭔가? 슬리퍼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얼굴 반을 손수건으로 동여 맨 덩치들이 이집 저집 유리창이며 가재도구들을 깨부쉬고 있었다. 그 중앙에 수건도 안 쓴 그가 서있었다.
그 남자
이건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오늘 그녀가 퇴원을 했는데 우리 방 창문이 깨어졌다. 햇살을 받고 선 그녀가 보였다. 깡패 한놈이 그녀의 머리를 휘어잡고 던진다. 까만 그녀의 머리가 공작새 꼬리처럼 펴지며 그녀가 넘어졌다. 그 위로 소장놈의 느끼한 웃음이 덮쳐온다 "빙신새끼"하며... 뛰어갔다. 그녀에게 발길질을 하던 깡패새끼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야 이 씨발 새끼들아. 모두 죽여버린다." "뭐야 저거, 회사에서 나온 놈 아냐?" "저 새끼 돌았나""저거부터 밀어버려~~!!"
그 여자
그가 보였다. 내게로 뛰어오며 각목을 휘두른다 내게 발길질을 하던 깡패가 쓰러진다. 그리고.... 그리고..... 그의 머리에 몸뚱아리에 무수한 각목이 주먹이 날아들었다. 머리에서 피가 터졌다. 눈부신 햇살아래 붉은 장미 수천 송이가 뿌려지고 그가 쓰러졌다. 내 옆에 . . . .
우리 동네 재개발 아파트 현장 앞에는 포장마차가 있다. 예쁘게 생긴 젊은 아줌마와 눈이 풀린체 언제나 의자에 앉아 "그녀가 퇴원했다."만 되풀이하는 바보 아저씨가 같이 하는 포장마차다. 아저씨는 하루 종일 포장마차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그녀가 퇴원했다"만 되 뇌인다. 아줌마는 그런 아저씨를 리어커에 올려 앉히고 매일 언덕을 오르내린다. 언젠가 술집 여자같은 아줌마가 와서 그녀에게 마구 욕을 퍼붓고 울면서 갔다. "이 미친년아, 그래 기껏 이 짓하며 살려고 저 빙충이 먹여 살릴려고 그만뒀냐, 도망가 혼자 살어!! 지금 뭘 해도 이것보다야 못 하것냐? 이 정신빠진 년아" 그 여자가 가고난 후 그 포장마차 아줌마는 하늘에 대고 혼자말을 했다.
" 나는 아직 그가 날 사랑해도 좋다는 허락을 하지 않았어요. "

Meinl  [05/29 01:46]  ::
중간 넘어가면서부터 안좋은 결말을 예상했었는데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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