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있는 갑이라... 내 이야기

IT 개발의 문제

1. 시간 관념이 없다.
2.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3.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 남이 구현하여 가능한 것, 자기가 구현할 수 있는 것, 못하는 것 ... 을 구분하지 못한다.
4.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다.
5. 그 외에 무지하게 많다.

 이글루스에서 어느 성실한 갑께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제기하셨다. 본인의 생각을 아래처럼 적어본다.

1. 보통은 내부 회의 때에도 하루 전에는 전화해서 일일이 참석 확인을 합니다. 그렇게 해놓으면 저러는 경우는 별로 없더군요.

2. 솔직히 제 경험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모르기 보다, 고객이 정확히 하고 싶은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정말 뛰어난 갑이 아닐 경우에는 그때마다 바뀌는 요구사항에 분쟁이 있기도 합니다. 사실 단가 후려 맞추면 그 수준에 맞는 개발자나 컨설턴트가 돌아온다는 것이 이 바닥의 정설이더군요.(당해봤음, 눈물 겹게)

3.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더군요. 특히나 인도인들과 일할 때에는 '아쐉~!'이 연발하던데요. 내부 전산부에서도 정치로 해결하려는 쌩똘아이 프로그래머 만나면 이런 식으로 뒤통수 날리는 인간들(그것도 오픈 전날에) 많지요.

4. 프로그래머들은 논리적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시스템은 많은 예외처리와 우선순위를 줘야 하잖아요? 전산개발부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가 이러한 논리를 설명하기 어려워서 실제 프로그래밍 하던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개발자들이 비지니스 전체를 아는 것을 바라는게 무리죠. 그러나 적정한 단가라면 해당 분야 경력직들이 들어와서 일하므로 이런 문제는 잘 발생하지 않아요.(뼈저리게 당해봤음.) 근데 BOM이 뭐죠?

 전문적인 분야는 어디나 다 커뮤이케이션 힘들지 않나요? 제가 통계분석만 하다가 프라이싱 정책 하면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n-house 개발인데도 연관된 부서 5개와 함께 일하는데 제가 그들의 평균 이하의 이해력을 보여주면 바로 다들 짜증을 내거나 빈정 댑니다. 사실 제가 연관된 부서로서 일할때 PM, PL이 제가 분석한 자료를(차트, 공식, 재무자료) 이해 못하면 답답해 하기는 했는데, 상대방은 100만배 더 답답해 하더군요. 커뮤이케이션 문제는 개발자만이 아니라 공동으로 하는 프로젝트에서는 늘 그렇지요.

5. 가격 후려치고 일정 땡기거나 늘리는게 대부분의 갑인데요, 대단한 분이십니다. 보통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빡새게 한다는 A(을, 보통 대형 SI)와 계약을 하고 품질관리나 납기 관리가 안되면 B, C, D, E, F, G, H, I, J가 아닌 A를 박살내면 프로젝트 기간내에는 어째저째 수습이 되더군요. 물론 A가 배째라고 지랄을 시작하면, 다시는 회사에 RFP 못낼 생각 하라고 족쳐야지요. 근데 가끔 배째라고 덤벼들면 문제가 심각해 지더군요. 배째라고 달려드는 을 때문에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갑 PM도 있었습니다.

 이 분은 상당히 성실/철저하게 업무를 설계하시고 발주를 내시는 대한민국 몇 안되는 분들중 한 분이신듯 합니다. 제가 일하는 Business Intelligence 분야에서 그 정도 수준에 임하려면 현업/전산/컨설턴트를 모두 해야 하는데, 몇 분 없더군요. 개념있는 갑을 하기가 대충 을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데 쉽지를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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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개발 - 닭과 계란의 문제 2009/11/08 04:33 #

    개념있는 갑이라... - 해색주 님의 블러그에서 트랙백 해색주님께서 트랙백을 달아주셨기에 다시 보충해서 적도록 한다. 1. 시간 관념이 없다. 2.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3.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 남이 구현하여 가능한 것, 자기가 구현할 수 있는 것, 못하는 것 ... 을 구분하지 못한다. 4.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다. 5. 그 외에 무지하게 많다. ---------- 1. 하루전에 연락한다. 당연히 오겠다고...... more

덧글

  • xeraph 2009/11/07 22:33 # 답글

    ERP라고 한다면 bill of material 이겠죠 :)
  • Rei 2009/11/08 02:12 # 답글

    ERP를 모르니... BOM 하면 Byte order Mark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 함부르거 2009/11/08 02:26 # 답글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갑이 태반이죠...
    뭘 원하는 지 모르니 뭘 해야할 지도 모르고 어떤 을을 골라야 하는지도 모르죠.
    이상한 을을 골라 놓고는 을만 탓하는 사람도 많죠.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 akpil 2009/11/08 04:39 # 답글

    답글을 쓰다가 좀 길어져서 트랙백으로 대신합니다.
  • 나의 마음 2009/11/08 11:53 # 답글

    핑백하신 분 같은 저런 갑만 있었으면 대한민국 IT계가 이렇게 되지 않았죠.

    무슨 일을 시키는 건지 알지도 못하면서
    모양만 그럴싸한 거 어디서 보고와서는 그대로 해달라고
    지들 회사에 어울리지도 않는거 시키고
    처음 말했던 일거리보다 야금야금 늘려가면서 단가 후려치고
    얘기하지도 않은 기능이 왜 없냐고 호통치고
    일정은 일단 짧게 잡고 그나마도 지들 사장 한마디에 고무줄이고

    이런 것에 내성을 키운 건 을이 아니라 갑이죠.
    일정이고 계획이고 어차피 처음 제안한대로 되지 않으니까
    을도 뻥카치는거죠. 을이 무슨 힘이 있다고 처음부터 맘먹고 구라를 쳤겠습니까
    오랜시간 한국 IT업계가 어차피 그따위로 돌아간다는거 아니까 하는거죠.
  • 라세엄마 2009/11/08 14:13 # 답글

    웹사이트 디자인 바꿔달래서 바꿔줬더니 번역 안해놨다고 욕하고[...]
  • 해색주 2009/11/08 16:45 # 답글

    번역과 대략적인 레이아웃은 현업에서 해줘야 하지 않나요? 저도 현업으로서 그 일 하느라 바쁜 상황인데요. ^^;
  • Designer♬ 2009/12/26 22:20 # 답글

    RFP를 쓸 줄 아는 정도면 적어도 해당 분야에 대한 중급의 지식은 있어야죠...
    그게 아니면 RFP가 아니죠. 그냥 주문서지.... ㅎㅎ

    애초부터 '갑'과 '을'의 관계로 일을 시작하면 그런거 없다가 정답일겁니다.
    갑은 그딴거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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